주식
팝콘통 웃돈이 먼저, 주가는 그다음 — 만든 게 없는 수입사
지난 13일 코스피가 하루에 5% 넘게 빠졌습니다. 그날 대원미디어는 6% 올랐습니다.
이 회사는 '극장판 치이카와'를 한국에 들여온 수입·유통사입니다. 영화는 지난달 말 개봉해 2023년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았습니다. 다만 주가를 밀어올린 건 관객 수가 아닙니다.
CGV가 한정으로 낸 팝콘통은 1차와 2차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재판매 장터에 웃돈이 붙었습니다. 한정판 키링은 정가의 다섯 배 넘는 값에 매물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용산 매장은 신상품이 나오기 전날 밤부터 줄이 섰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들여다본 건 공시가 아니라 중고 거래 호가였습니다.
대원미디어가 만든 건 없습니다. 치이카와도 남의 캐릭터입니다. 닌텐도 게임기를 들여오고, 유희왕과 원피스 카드를 깔고, 지브리와 해리포터 상품 매장을 돌립니다. 남이 만든 캐릭터를 한국에서 파는 자리에 있는 회사입니다.
지난 한 달 드라마 쪽은 내렸습니다.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모회사 CJ ENM이 함께 빠졌습니다. 드라마는 새 작품을 만들어 팔아야 매출이 생기고, 흥행해도 저작권이 방송사나 OTT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릭터 하나는 극장과 굿즈와 라이선스를 동시에 돌립니다.
이달 한국 시장이 미디어 회사를 가른 기준은 무엇을 만들었느냐가 아니었습니다. 캐릭터가 팔리는 자리에 있느냐였습니다. 게시판에 글이 붙어 있는 쪽도 제작사보다 유통사입니다.
그쪽에는 남의 캐릭터를 수입해 파는 회사가 상장돼 있습니까? 굿즈 중고 호가가 주식 얘기로 넘어오는 경로가 거기서는 어떻게 생겨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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